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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또라이가 오방가는 시대 - 새로운 문화아이콘 ‘오방신 이희문’

[무의식과 트렌드] ‘젠더 플루이드’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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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식 기자
기사입력 2019-03-15

KBS가 2019년을 맞아 준비한 야심찬 프로그램 <도올아인 오방간다>.

 

이 프로그램은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근현대사 100년을 재조명한다는 취지로 대표적인 지식인 도올 김용옥과 최근 이어진 사회적 발언으로 화제의 중심에 선 배우 유아인을 투톱으로 내세운 12부작 프로그램입니다.

 

▲ 오방신 이희문. <도올아인 오방간다> 제1회.     © KBS 홈페이지

 

KBS는 <도올아인 오방간다>를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고 세대를 뛰어넘으며 소통하고 교감하는 ‘신개념 하이브리드 버라이어티 종합예술쇼’라 말하고 있습니다.

 

보수적인 공영방송인 KBS가 이런 파격적인 문화 코드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황금시간대인 토요일 저녁 8시에 편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주 마이너한 취향에나 어울리는 탓에 2% 대의 저조한 시청률-그마저도 점점 떨어지고 있는-로 조용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또라이(!) 지식인으로 알려진 도올 김용옥의 강연, 역시 또라이(!) 소리 듣는 문제아 유아인의 호쾌한 응수, 중간중간 펼쳐지는 이희문의 퍼포먼스... 이들 3인이 표현하는 문화적 감수성과 잠재력은 2%라는 시청률의 몇 배수로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방송을 시청하다 보면 ‘신개념 하이브리드 버라이어티 종합예술쇼’에 걸맞는 문화아이콘은 다름아닌 ‘오방신(五方神)’ 이희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형문화재인 경기민요 전수자이지만 그룹 ‘씽씽’ 활동을 통해 우리의 소리를 다양한 음악에 접목한 독창적인 퍼포먼스로 세계인의 눈과 귀를 집중시켜왔는데 유튜브를 뒤져보면 그 활약상과 흥겨움을 잘 알 수 있는데요...

 

▲ 중간중간 등장하는 듯하지만 프로그램 최고의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KBS 홈페이지

 

가수 마돈나를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과 하이힐... 등장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그가 꾸미고 나오는 외모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분장과 의상이 퀴어 축제에서나 마주치는 ‘드래그퀸’을 연상하게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외형만 보고 편견을 가지고 판단하면 오산입니다. 그가 들려주는 노래와 음악, 특히 분장과 의상의 도움으로 극대화되는 몸짓이 보여주는 선은 흥을 돋우고, 심금을 울립니다.

 

한편, 이 방송 프로그램은 ‘오방신(五方神)’이라는 역할을 만들었고, 또 왜 이희문을 오방신이라 했을까요?

 

‘오방(五方)’은 동서남북과 중앙의 다섯 방향을 말하는데, “모든 방향을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출발해 이 방송에서는 “즐겁고 흥겨운 상태”의 은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방향을 떠올리면 동서남북만을 연상해 왔는데요, 이 ‘오방’이라는 표현이 이 고정관념을 깨고 다섯 번째 방향인 가운데를 가리키며 ‘나 자신-무의식-욕망-내면세계’를 일깨우면서, ‘동-서-남-북-중앙’의 모든 방향을 향하는 역동성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동력을 전달하는 듯합니다.

 

원래 이 오방신은 불교 신앙에서 방위를 담당하는 수호신을 일컫는 말입니다. 간혹 사찰을 방문하면 사천왕(四天王) 상(像)이나 그림을 마주칠 때가 있지요?

 

사천왕은 불교에서 말하는 호법신 제석천(帝釋天)이 있는, 우주의 중심인 수미산(須彌山)의 네 방향을 지키는 수호신들입니다. 사천왕 외에도 중앙의 신을 합쳐 오방신이라고 하는데, 중앙의 신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알 수 없는 존재, 어떤 면에서는 정령이나 정령이 형상화된 요정이라 과언해도 될까요?

 

▲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는 오방신 이희문     © KBS 홈페이지

 

어쨌든 오방신의 존재는 전통 속에서 방위사상을 형성하며 나라를 지키려는 호국불교 정신으로 승화되기도 했고, 후일 도교와 접목되며 무속과 민간신앙으로 자리매김 했습니다. 이런 오방신 개념의 변천은 무속과 불교, 무속과 도교의 복합과정, 외래신앙과 고유신앙이 융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변천이 현대 대중문화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이번 특집기획에서는 문화아이콘 ‘오방신 이희문’을 소재로 하여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인간의 무의식을 조명하고 그것이 어떤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는지, 산업적으로는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다루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희문이 중앙선데이와 가졌던 인터뷰 <하이힐 신고 마돈나 꿈꾼 ‘상남자’-“둔갑하면 다른 자아가 생겨요”>(https://mnews.joins.com/article/23393737#home)를 기초 텍스트로 하여 인간의 무의식과 행위를 분석했습니다.

 

우선 ‘오방신 이희문’의 외형에서 보여지는 ‘남성 속 여성성’을 설명해주는 무의식에 대한 내용을 시작으로, 이희문의 퍼포먼스에서 전승되는 ‘박수무당’이 갖는 문화적 의미, 비주류문화에서 대중문화로 진입하고 있는 ‘드래그퀸 쇼’, 새로운 트렌드인 ‘젠더플루이드’, 매출이 증가하고 있는 ‘남성 그루밍 상품’들의 추세를 하나하나 전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무의식과 트렌드] ‘젠더 플루이드’ 시리즈

① 또라이가 오방가는 시대 - 새로운 문화아이콘 ‘오방신 이희문’

② 무의식에서 행동으로 표출된 ‘남성 속 여성성’

③ 박수: 무의식의 매개자

④ 드래그퀸의 드래그퀸에 의한 드래그퀸을 위한 쇼 - 루폴의 드래그 레이스

⑤ 서브컬쳐에서 대중문화로 – “젠더 플루이드 트렌드” 

⑥ 외모를 관리하는 남성들 - “그루밍족 시장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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